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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상

이것이냐 저것이냐 텐마크어 원문 143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적 행동(Tragediens Handling)의 근원을 두 가지 요소에서 찾았다. 바로 “사고(διάνοια, dianoia)와 성격(ἦθος, ethos)” 이다. 그러나 그는 비극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적(τέλος, telos)’이며, 개별 인물들은 단순히 성격을 드러내기 위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행동의 목적을 위해 성격이 형성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점에서, 고대 비극과 현대 비극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1. 고대 비극의 특징: 행동과 운명

고대 비극의 특징은,
행동이 단순히 성격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행동 자체가 운명적 필연성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행동이 완전히 주관적으로 반성(reflekteret)된 것이 아니며, 오히려 행동 자체가 필연적 운명 속에서 이루어진다.
즉, 행동에는 일종의 “고난(Λύπη, Liden)“이 필연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고대 비극은 대화(Dialog)를 지나치게 반성적 방식으로 발전시키지 않았다.
모든 것이 대화 속에서 완전히 해결되는 구조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독백(Monolog)과 합창대(Chor)가 대화의 중요한 구성 요소로 작용하였다.

합창대(Chor)는 본질적으로 개별 인물의 대사로 환원되지 않는 차원을 가지고 있다.
서사적(episk) 요소를 지니면서도, 동시에 서정적(lyrisk)인 역할을 한다.
즉, 그것은 단순히 개별 인물의 관점으로 환원될 수 없는 ’더 많은 것(Mere)’을 포함한다.

독백(Monolog) 또한 서정적 집중(lyrisk Concentration)의 성격을 가지며,
단순한 행동이나 상황에 환원되지 않는 “더 깊은 차원”을 포함한다.

즉, 고대 비극에서의 행동은 서사적(episk) 요소를 포함하며,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운명적 사건(Begivenhed)이기도 하다.

 

2. 왜 고대 비극은 운명을 강조하는가?

이것은 고대 세계가 아직 주체성을 반성적으로 형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고대 사회에서 개인은 국가(Stat), 가문(Familie), 그리고 운명(Skjæbnen)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비록 개인이 자유롭게 행동하더라도, 그는 여전히 이러한 실체적(substantielle) 질서 속에 놓여 있었다.

👉 이 실체적 질서가 바로 “그리스 비극의 운명적 요소(Skjæbnesvangre)“이며, 그것이 고대 비극의 본질적 특징이다.

따라서 비극적 영웅의 몰락은 단순히 그의 행위(Gjerning)의 결과가 아니라, 그의 운명 속에서 그가 반드시 겪어야 할 고난(Liden)이기도 하다.

 

3. 현대 비극의 특징: 주체적 반성과 행동

그러나 현대 비극에서는 영웅의 몰락이 더 이상 운명적 고난(Liden)이 아니라, 개인의 행위(Gjerning)로 나타난다.

즉,
현대 비극에서는 “상황(Situation)“과 “성격(Charakteer)“이 더 결정적인 요소가 된다.
비극적 영웅은 철저히 주체적으로 반성(reflekteret)하는 존재이다.

현대 비극에서,
비극적 주인공은 더 이상 국가, 가문, 운명에 의해 규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종종 자신의 과거마저도 반성적으로 벗어나 새로운 존재로서 형성된다.

👉 따라서, 현대 비극에서 중요한 것은 그의 전체 생애가 아니라, 그의 특정 순간(Moment)과 그 순간에서 이루어진 그의 행위(Gjerning)이다.

이러한 이유로,

현대 비극에서는 모든 것이 상황(Situation)과 대사(Replik) 속에서 해결된다.
더 이상 즉자적인 실체(substantielle) 질서가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 현대 비극은 더 이상 서사적(episk) 요소를 포함하지 않으며, 오직 개인의 행위에 의해 서사가 전개된다.
👉 따라서, 비극적 영웅은 자신의 행동(Gjerning)으로 인해 서서히 무너져 가는 존재이다.

 

4. 결론: 고대 비극과 현대 비극의 근본적 차이

구분 고대 비극 현대 비극
핵심 요소 운명(Skjæbne)과 실체적 질서(Stat, Familie) 개인의 주체적 반성과 행동(Gjerning)
영웅의 몰락 필연적 고난(Liden) 주체적 행위(Gjerning)의 결과
대사의 역할 독백(Monolog)과 합창대(Chor)에서 해결되지 않는 요소가 존재 모든 것이 상황(Situation)과 대사(Replik)에서 해결됨
서사적 요소 사건(Begivenhed)과 행동이 공존 영웅의 행위 자체에 집중
운명과 개인 개인은 국가, 가문, 운명의 일부 개인은 반성 속에서 스스로를 창조

👉 고대 비극은 서사적이며, 영웅의 운명과 실체적 질서 속에서 전개된다.
👉 현대 비극은 철저히 주체적이며, 영웅의 반성과 행위 속에서 완결된다.


키르케고르의 존재(Tilværelsen) 개념은, 고대 비극의 존재 방식과 비교했을 때 본질적으로 다른 방향성을 갖는다. 고대 비극에서 존재는 실체적인 질서 속에서 형성된다. 즉, 국가(Stat), 가족(Familie), 운명(Skjæbne)과 하나가 된 채로 즉자적(umiddelbar) 삶을 살아가는 상태가 존재의 방식이다. 이러한 존재는 주체적으로 반성된 것이 아니라, 이미 주어진 구조 속에서 이해된다.따라서, 비극적 영웅의 몰락은 단순히 개인의 행위가 아니라, 그가 속한 질서 속에서 발생하는 필연적 결과이며, 운명적인 고난(Liden)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키르케고르가 말하는 존재(Tilværelsen)는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이해된다. 키르케고르에게 존재란 단순한 실체적 질서 속에서 주어진 것이 아니라, 개별적 주체가 믿음의 결단을 통해 생성되는 것이다. 즉, 그는 존재를 창조적 사건으로 보며, 이는 단순한 역사적 흐름이 아니라 “믿음”이라는 역설적 운동 속에서 형성된다고 주장한다.

고대 비극의 주인공은 실체적인 질서 속에서 자기 존재를 발견하지만, 키르케고르의 존재론에서 개인은 실체적 질서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찾을 수 없다. 오히려 그는 자신의 존재를 완전히 상실해야만, 즉 무(無)로 돌아가야만 비로소 하나님 앞에서 참된 존재로 생성될 수 있다. 이것이 그가 ‘믿음이 존재(Tilværelsen)의 역설’이라고 말한 이유이다.

 

1. 고대 비극의 존재(Tilværelsen): 운명적 실체 속의 인간

고대 비극에서는 인간이 국가, 가문, 운명 속에서 살아간다. 운명(Skjæbne)은 인간을 압도하는 실체적 힘이며, 개인은 자신을 자유롭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즉자적 상태(umiddelbarhed)에서의 자유에 불과하다. 따라서, 비극적 영웅의 몰락은 그의 개인적 선택이 아니라, 그가 속한 질서의 필연적 결과이다. 여기서 인간은 자신이 운명의 희생자이자, 질서의 일부임을 깨닫는 과정에서 비극적 고난(Liden)을 경험한다.

 

2. 키르케고르의 존재(Tilværelsen): 실존적 결단을 통한 창조적 존재

그러나 키르케고르에게 존재란 단순히 실체적 질서 속에서 주어진 것이 아니다. 그는 존재를 창조의 과정으로 보며, 이는 오직 신앙적 결단을 통해 가능하다. 즉, 인간은 자신의 존재를 믿음 속에서 새롭게 “생성”해야 한다. 따라서 키르케고르의 존재 개념은 단순한 즉자적 존재가 아니라, 실존적 결단을 통해 형성되는 내면적 사건이다. 키르케고르가 말하는 믿음이 존재의 역설(paradokset af Tilværelsen) 이라는 개념은, 운명적 필연성 속에서 살아가는 비극적 영웅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존재 방식을 의미한다.

비극적 영웅은 운명을 피할 수 없는 존재이지만, 키르케고르의 실존적 인간은 운명을 뛰어넘어 오직 하나님 앞에서 새로운 존재로 탄생하는 존재이다. 즉, 그는 단순히 필연적 질서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도약”을 통해 무에서 존재를 창조하는 인간이다.

 

3. 비극적 운명과 키르케고르의 신앙적 존재의 차이

고대 비극에서 영웅의 몰락은 그가 자신의 운명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자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그러나 키르케고르가 강조하는 인간의 존재는 운명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운명을 넘어서서 하나님 앞에서 참된 존재를 창조하는 것이다. 이것이 그가 말하는 “다시 무가 되는 과정”이며, 믿음의 결단을 통해 존재가 창조되는 순간이다.

고대 비극과 키르케고르의 존재 개념의 차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고대 비극의 존재: 운명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존재

키르케고르의 존재: 믿음의 도약을 통해 창조되는 존재

 

결국, 키르케고르의 존재 개념은 단순한 실체적 질서 속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의 실존적 결단을 통해 창조되는 사건이라는 점에서, 비극적 존재와 근본적으로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