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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인물

르네 지라르와 조르주 바타유

엉클창 2024. 10. 21. 23:31

르네 지라르의 관점에서 보면, 조르주 바타유의 금기를 깨는 행위폭력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지라르의 이론에서는 폭력금기가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 금기를 깨뜨리는 행위는 폭력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라르는 특히 희생양 메커니즘을 통해 폭력을 제어하고 사회적 평화를 유지하려는 인간 사회의 본성을 설명했으며, 금기와 폭력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보았다.

 

1. 르네 지라르의 폭력과 금기 이론

지라르의 이론에서 금기는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고 폭력을 억제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지라르는 인간 사회에서 욕망이 모방적(mimetic)이라는 점에서 출발한다. 사람들은 타인의 욕망을 모방하면서 경쟁과 갈등이 발생하며, 이로 인해 폭력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금기는 이러한 폭력의 잠재적 위험을 억제하고, 사회가 붕괴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모방 욕망과 갈등: 지라르에 따르면,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모방하는 본성을 가지고 있다. 이 모방적 욕망(mimetic desire)은 필연적으로 경쟁과 갈등을 유발하게 되며, 이러한 갈등은 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기는 이 갈등과 폭력을 억제하는 장치로 작동하며, 사회적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다.

희생양 메커니즘: 지라르는 희생양 메커니즘이 폭력을 사회적으로 관리하고 억제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보았다. 사회적 갈등이 폭발하기 직전,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희생양으로 선택되어 그들에게 폭력과 책임을 전가함으로써 사회적 폭력을 해소하고, 공동체가 다시 평화를 되찾는 구조이다. 금기는 이러한 희생양 메커니즘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금기가 지켜질 때 사회적 폭력이 억제된다.

 

2. 바타유의 금기와 폭력

조르주 바타유의 사상에서 금기를 깨뜨리는 것은 인간이 초월적인 경험을 통해 기존의 사회적, 도덕적 질서를 넘어서는 방식이다. 바타유는 성적 금기, 죽음에 대한 금기, 폭력적 충동 등 인간 사회가 억압하고 있는 본능적 욕망을 해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에게 금기를 깨뜨리는 행위는 억압된 욕망의 해방이자 초월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금기와 파괴: 바타유는 인간이 억제된 욕망을 풀어놓고 금기를 깨뜨림으로써, 사회적 규범과 억압에서 벗어나는 해방적 행위라고 보았다. 이는 단순한 사회적 금지의 위반이 아니라, 그 금기를 넘어서서 인간이 새로운 차원의 자유와 초월을 경험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폭력은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방식으로 인간이 사회적 억압을 넘어서게 만드는 도구로 이해된다.

 

3. 지라르의 관점에서 본 바타유의 금기 파괴

르네 지라르의 관점에서 보면, 바타유의 금기 파괴는 폭력을 촉발하고, 사회적 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로 이해될 수 있다. 지라르에게 금기는 폭력을 억제하고, 사회적 갈등을 방지하는 중요한 도구인데, 바타유의 사상에서는 이 금기를 깨뜨리는 것이 인간 해방의 길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금기 파괴는 폭력의 해방: 지라르의 이론에 따르면, 금기를 깨뜨리는 행위는 그 자체로 폭력을 해방시키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금기는 사회가 폭력과 혼란에 빠지지 않도록 억제하고 있는 장치인데, 바타유는 이 장치를 의도적으로 파괴하려고 한다. 지라르의 관점에서는, 금기를 깨뜨리면 인간 내에 잠재된 폭력적 충동이 해방되어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폭력의 확산과 파괴적 결과: 지라르는 금기 파괴가 일어나면, 사회적 질서가 붕괴되고, 폭력이 만연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금기를 깨뜨리면 인간의 모방 욕망에 의한 경쟁과 갈등이 통제되지 못하고 폭력적 폭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사회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 바타유가 주장하는 금기 파괴는 인간 내의 본능적 욕망을 해방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지라르의 관점에서 보면 이는 사회적 폭력의 확산을 부를 수 있는 위험한 행위이다.

 

4. 희생양 메커니즘과 바타유의 사상

지라르의 이론에서 폭력을 통제하고 사회적 평화를 유지하는 중요한 메커니즘은 희생양이다. 공동체는 갈등이 심화될 때,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을 희생양으로 삼아 그들에게 모든 폭력을 집중시키고, 이를 통해 사회적 평화를 회복한다. 이 메커니즘은 사회적 폭력을 일시적으로 해결하는 역할을 하지만, 근본적인 갈등을 해소하지는 못한다.

바타유의 폭력과 희생: 바타유는 폭력과 희생을 초월적 경험의 일부로 보았지만, 지라르의 희생양 메커니즘과는 다르게 해석했다. 바타유는 자발적 희생과 폭력을 통해 인간이 억압된 본능을 해방하고, 새로운 차원의 존재 경험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지라르는 바타유가 금기와 희생을 해체하려는 시도가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보다는 더 큰 혼란과 폭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볼 것이다. 금기를 깨는 행위는 더 이상 희생양 메커니즘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공동체 내의 갈등을 증폭시킬 위험이 있다.

 

5. 바타유와 지라르의 근본적 차이

바타유와 지라르의 사상은 금기와 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바타유의 금기 파괴억압된 욕망의 해방을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인간이 사회적 규범을 초월하고 새로운 존재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폭력은 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바타유에게 폭력과 금기 파괴는 자유해방을 위한 수단이다.

지라르의 관점에서는 금기 파괴는 곧 사회적 질서의 붕괴폭력의 확산을 의미한다. 금기와 희생양 메커니즘은 사회적 평화를 유지하는 필수적인 도구이며, 이를 해체하거나 무시하는 행위는 갈등을 증폭시키고, 공동체를 파괴할 위험이 있다고 본다.

 

결론

르네 지라르의 관점에서 보면, 조르주 바타유의 금기를 깨는 행위는 그 자체로 폭력적인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금기는 지라르에게 있어 사회적 질서를 유지하고 폭력을 억제하는 중요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바타유는 금기 파괴를 통해 인간이 본능적인 자유와 초월을 경험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지라르는 이러한 금기 파괴가 오히려 폭력의 해방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