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27:12, Pap. X5 A 12, 1852년
순종(Lydigheden)
세상에서 사라진 것은 바로 순종이다. 그리고 그로부터 성품 없는 상태(Charakteerløsheden)가 생겨났다.
본래 올바른 관계란 이러해야 했다: 한 인간이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요구하시는 바가 무엇인지를 깨닫는 순간, 곧바로 순종, 혹은 ‘의무감’이라는 것이 발동되어야만 한다. 즉, “그렇다면 즉시 그것을 하겠는가?”라는 질문이 따르고, 그러면 순종은 망설이지 않고 그것을 행한다. 다른 선택은 허락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성품(Charakteer)’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은 전혀 다르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요구하시는 바가 무엇인지 매우 잘 이해하고 있다. 우리는 이상(Idealitet)의 요구 안으로 깊이 들어가기까지 한다. 그러나 그다음 단계에서 모든 것이 미끄러진다. 불이 붙지 않는다.
우리는 자신을 자신의 이해를 통제할 수 있는 주체로 여기며, 이렇게 자문한다:
“지금 행동하는 게 과연 현명한가?”
“그걸 실천하는 게 맞는 건가?”
“이득이 있을까?”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등등.
그 결과, 우리는 성품 있는 사람이 되지 못하고, 한 가지 이중적인 존재로 해체되어버린다: 한편으로는 이상을 이해하고 말로 표현하는 시인(digter)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세상적으로 영리하게만 굴려는 현실주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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