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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상

키르케고르에게 코믹이란 무엇인가?

 

키르케고르가 말하는 “코믹(Det Comiske)”이란 단순한 웃음이나 유머가 아니라, 실존의 구조에서 비롯되는 모순과 진지함의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는 일종의 ‘실존적 오류’ 혹은 비극의 반대 개념입니다.

 


🎭 1. 키르케고르에게서 “코믹”이란 무엇인가?

키르케고르는 『반복』, 『철학적 단편』, 『아이러니 개념에 대하여』 등에서 코믹을 단순한 농담이나 기분 좋은 유머로 보지 않고, 실존의 진리에 대한 비틀림 또는 도피의 징후로 이해합니다.

 

“코믹은 언제나 ‘모순’에서 발생한다.”– 『아이러니 개념에 대하여』

 


🧩 2. 코믹은 어떤 모순에서 발생하는가?

키르케고르에 따르면, 코믹함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발생합니다:

상황 코믹이 발생하는 방식
진지해야 할 자가 진지하지 않을 때 인간이 하나님 앞에 서야 할 때도 진지하지 않고, 스스로를 속이는 경우
무한한 것을 유한한 방식으로 다룰 때 영원을 ‘추억’하거나 ‘보존’하려고 할 때
자기 자신이 되지 않고 역할극만 할 때 존재의 실재를 외면하고 ‘무언가가 된 척’만 할 때 (예: 벨레로폰)
삶이 자기기만으로 흘러갈 때 삶 전체를 아이러니하게 소비하거나, 경건을 연극처럼 할 때

 

예시적으로 그는 『반복』에서 말합니다:

“진정한 반복은 진지함 속에서 돌아오는 것이지만, 영원한 영(Aanden)이 과거의 돈 부족(Pengeforlegenhed)을 기억한다면 그건 형이상학이 아니라 희극이다.”

 


⚖️ 3. 코믹과 아이러니의 차이?

 아이러니(Ironi): 진리를 아예 믿지 않거나 전복하려는 반철학적 자세 → ‘자기 자신을 철저히 부정함’에서 오는 자기해체

 코믹(Comisk): 진리를 알긴 하지만, 그것에 실존적으로 도달하지 못하거나 또는 그것을 경멸하거나 희화화하는 태도 → ‘진리의 문 앞에서 장난치는 자’

 

🔑 키르케고르는 코믹이란, 진리에 충분히 가까이 다가갔지만 결국 책임지기를 회피했을 때 나타나는 실존의 왜곡이라고 봅니다.

 


🔍 4. 키르케고르의 문장 예시

 

“코믹함은, 진지하지 않음의 형식 아래 드러나는 진지한 것의 그림자다.” → 즉, ‘진리 앞에서의 비진리’, 그것이 바로 코믹입니다.

 

또는, 이런 식으로도 말할 수 있습니다:

 

“희극적 인물은 자기 인생 전체를 통과해왔으나, 그 어떤 ‘영원한 것’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이다.”

 


📌 요약 정리

항목 설명
정의 실존의 모순에서 비롯된 진리의 왜곡 또는 회피
발생 조건 진지함의 결여, 실존적 결단의 회피, 역할 연기
사례 예배의 반복 속에서 경건을 연극처럼 대할 때, 영원을 과거처럼 회상할 때
신학적 의미 하나님 앞에 서는 자의 태도가 되지 못한 상태
반대 범주 진지함(Alvor), 반복(Gjentagelse), 결단(Beslutning)

 

 


💬 정리하자면:

 

코믹은 웃긴 것이 아니라, 진리를 알고도 외면하는 자의 모습이 실존적으로 비웃음을 자아내는 것이다. 그 웃음은 냉소도, 자비도 아니다. 그것은 영원이 그를 지나쳐 갈 때 남기는 그림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