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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고르 일기 및 기록물 정리

P264:7, Pap. III A 7 메모 해설

by 엉클창 2025. 5. 8.

 

 

🔍 1.  성경적 맥락: 고린도후서 10장 5절에서의 ‘ὕψωμα’

 

“우리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대항하여 높아진 모든 이론(ὕψωμα)을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합니다.”(고린도후서 10:5)

 

여기서 ὕψωμα는 단순한 물리적 ‘높이’가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를 대적하는 교만한 사상, 이론, 철학, 혹은 인간 이성의 자만을 가리킵니다.

  • 바울은 이 구절에서 복음과 그리스도에 대항하는 모든 교만한 고상함,
  • 인간 중심적 지식이나 사유 구조철저히 무너뜨려야 함을 선언합니다.

즉, 여기서 ὕψωμα는 단순한 추상적 이론이 아니라, 하나님의 지식을 막는 ‘교만의 구조’이며, 그것은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복종시켜야 할 대상입니다.

 


 

🧠 2.  키르케고르의 철학적 맥락에서의 ‘ὕψωμα’

 

키르케고르는 『죽음에 이르는 병』 및 저널(Pap. III A 6) 등에서 소크라테스의 질문술이 이 ‘ὕψωμα’를 무너뜨리는 기능을 한다고 봅니다. 그는 말합니다:

 

“소크라테스가 저승에 가서 호메로스에게 질문하려 한다면, 그것은 그 역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진정으로 알고자 하는 열망 때문인지 물어야 한다. 만약 전자라면, 그의 질문은 모든 ὕψωμα를 무지의 단순하고 공허한 무한 속으로 끌어내리는 것에 불과하다.”

 

이 말은 다음을 의미합니다:

  • 소크라테스는 지혜롭다고 자부하는 자들의 교만(ὕψωμα)을 무너뜨리기 위해 질문을 던진다.
  • 그는 지식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높인 자들을 해체시키며,
  • 인간의 인식이 실은 무지에 불과하다는 점을 드러낸다.

 

따라서 소크라테스는 진리를 긍정하지는 않지만, 그 진리를 가로막고 있는 거짓된 높이(ὕψωμα)는 무너뜨린다.

▶ 이 점에서, 소크라테스는 그리스도와는 구별되지만, 그리스도의 길을 준비하는 선구적 인물로 읽힐 수 있습니다.

 


 

✝️ 3. 바울과 키르케고르의 연결점: 진리 앞에서의 교만의 해체

항목 바울 (고후 10:5) 키르케고르
ὕψωμα의 의미 하나님을 대적하는 교만한 지적 구조, 사상, 이론 자신이 지혜롭다고 믿는 자들의 무지한 오만
대상 이방 철학, 유대 율법주의, 세속 이성 소크라테스의 논박 대상, 교만한 사유
해체 방법 복음과 그리스도 앞에 모든 것을 복종시킴 변증법적 질문을 통해 스스로 무지임을 드러냄
목적 믿음으로 그리스도께 복종함 진리를 위한 해체이지만, 진리는 아직 주어지지 않음
진리의 도달 계시됨 (밖에서 옴) 부정적 방식으로 준비함 (안에서는 없음)

 


 

🎯 결론: 키르케고르가 말하는 진리로의 길은 ‘ὕψωμα의 붕괴’로부터 시작된다

  • 바울은 복음을 통해 인간의 교만한 이론(ὕψωμα)을 무너뜨리고,
  • 진리를 그리스도에게 복종하게 한다.
  • 키르케고르는 소크라테스가 변증법적 질문을 통해 인간의 오만을 해체하지만,오히려 그 부정의 길 끝에서만 진리가 “밖에서 오는” 사건으로 등장할 수 있다.
  • 진리 자체는 주지 못한다고 본다.

따라서 ‘ὕψωμα’는 단순히 이론적 오류가 아니라, 실존적 교만의 구조이며, 참된 진리는 그 구조가 무너진 자리에서만 도래할 수 있습니다.

 

 


 

진리를 가로막는 높이: 바울과 키르케고르의 ‘ὕψωμα’ 해석

 

 

들어가며

사도 바울은 고린도후서 10장 5절에서 “하나님의 지식에 대항하여 스스로 높아진 모든 것(ὕψωμα)을 무너뜨리고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께 복종하게 한다”고 말한다. 이 구절에서 ὕψωμα는 단순한 높이나 고상함을 넘어, 하나님의 계시를 대적하는 교만한 사상과 인간 중심의 인식 구조 전체를 가리키는 말이다. 키르케고르는 이 단어를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에 대한 해석 속에서 다시 사유하며, 소크라테스의 철학적 질문이 어떻게 인간의 ‘지식의 오만’—즉 ὕψωμα—을 해체하는 역할을 수행하는가를 탐구한다.

그러나 동시에 그는, 소크라테스의 질문이 여전히 진리를 줄 수 없는 부정성의 사유에 머문다고 진단한다. 이 에세이는 바울과 키르케고르 모두에게서 진리 앞에 놓인 인간적 교만(ὕψωμα)의 해체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보고, 그 차이를 통해 기독교적 진리의 실존론적 구조를 조명하고자 한다.

 

 

1. 바울에게서의 ὕψωμα: 복음을 거스르는 교만한 구조

바울은 고린도후서에서 복음 전파의 목표를 **“모든 논쟁과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 대항하여 스스로 높아진 것들, 곧 ὕψωμα를 무너뜨리는 것”**으로 선언한다. 여기서 ὕψωμα는 단지 잘못된 생각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시를 가로막는 모든 지성적, 문화적, 종교적 구조를 의미한다. 인간의 이성은 죄로 인해 왜곡되었고, 자기중심적인 체계 속에서 하나님의 계시를 오히려 차단하는 장벽이 된다. 이때 복음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이러한 구조를 무너뜨리는 영적 전쟁의 도구로 주어진다.

바울에게 진리는 밖에서 오는 것, 곧 하나님께서 주시는 계시이며, 은혜이며, 선물이다. 그 어떤 철학도 이 진리에 도달할 수 없으며, 인간은 오직 믿음으로 이 진리에 참여할 수 있다.

 


 

2. 키르케고르에게서의 ὕψωμα: 소크라테스의 질문과 무지의 역설

키르케고르는 1840년 7월 10일자 일기에서 소크라테스가 저승에 가서 호메로스나 오르페우스 등 고대 시인과 영웅들에게 질문하고 싶다고 한 말을 문제 삼는다. 그는 묻는다: “그가 그들에게 질문하고 싶다고 한 것은, 그들 역시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무언가를 배우고자 하는 긍정적 열망인가?” 만약 전자라면, 소크라테스는 지혜자들을 무지로 끌어내림으로써 모든 ὕψωμα—높아진 것, 스스로 고상하다고 착각하는 것—을 무지의 단순하고 공허한 무한 속으로 끌어내리는 인물에 불과하다.

실제로 소크라테스의 질문은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선언을 전제로 하며, 철저히 부정적인 아이러니의 기술로 기능한다. 그는 진리를 주지 않으며, 단지 무지의 자각을 이끌어낸다. 이는 키르케고르에게서 변증법적 아이러니의 한계점이며, 바로 그 지점에서 그는 소크라테스를 넘어, 그리스도를 향한 길을 열고자 한다.

 


 

3. 진리는 주어지는 것인가, 끌어내는 것인가?

이 두 해석의 차이는 궁극적으로 **진리는 어디에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집약된다.

질문 소크라테스 바울 (그리고 키르케고르)
진리란 무엇인가? 무지를 통해 끌어내는 자기 인식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지는 계시
진리의 위치 인간 안에 잠재함 인간 밖에서 주어짐
교만(ὕψωμα)의 정체 자신이 안다고 착각하는 자 하나님의 계시를 거부하는 인간 구조
해체의 방식 변증법, 논박, 아이러니 복음의 권위, 그리스도 중심의 믿음
진리와의 만남 탐구의 결과 믿음의 선물

바울에게서도, 키르케고르에게서도 진리는 인간이 스스로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무너진 자리에서 주어지는 것이다. 그 진리를 가로막는 것이 바로 ὕψωμα이며, 이 교만은 철학일 수 있고, 종교일 수도 있으며, 이성일 수도 있다.

 


 

결론: 진리 앞에서의 무너짐, 그리고 아멘

키르케고르는 『죽음에 이르는 병』에서 말한다. “건덕적인 것은 아편이 아니라, 영혼의 마지막 아멘이다.”

이 진술은 곧 다음을 의미한다: 진리는 무너진 자리, 무지의 끝, 교만이 해체된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주권 속에 주어진다. 소크라테스는 그 자리까지 이르지만, 그 자리에 머물 수는 없었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진리 그 자체로서, 우리의 무지와 교만의 폐허 위에 구원의 말씀을 전하신다.

 

그러므로 모든 ὕψωμα는 무너져야 하며, 진리는 믿음으로만, 선물로서만, 주어진다.

 

  1. Søren Kierkegaard, Papirer, III A 6, 10. juli 1840, i Søren Kierkegaards Skrifter, red. Niels Jørgen Cappelørn et al. (København: Gads Forlag, 1997–), SKS 17, s. 264.
  2. Platon, Sokrates’ Forsvarstale, 41a–c, i Platons Skrifter, bd. 1, overs. Chr. Gorm Tortzen (København: Gyldendal, 1992), s. 292–293.
  3. Bibelen, Det Nye Testamente (København: Det Danske Bibelselskab, 1819), 2 Kor 10,5.
  4. Søren Kierkegaard, Philosophiske Smuler eller En Smule Philosophi, i Søren Kierkegaards Skrifter, bd. 4, red. N.J. Cappelørn et al. (København: Gads Forlag, 1997), s. 233.
  5. Søren Kierkegaard, Sygdommen til Døden, red. og overs. af Howard V. Hong og Edna H. Hong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0), s. 13.
  6. C. Stephen Evans, Kierkegaard: An Introduction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9), s. 87–90.
  7. G.W.F. Hegel, Phänomenologie des Geistes, i Werke in 20 Bänden, bd. 3, hrsg. Eva Moldenhauer und Karl Markus Michel (Frankfurt a.M.: Suhrkamp, 1970), s. 17.
  8. G.W.F. Hegel, Vermischte Schriften, hrsg. von F. Förster og L. Boumann, bd. 2 (Berlin: Duncker und Humblot, 1835), s. 320–323.

 


 

📚 참고문헌 (Bibliography)

1차 문헌

  • Bibelen. Det Nye Testamente. København: Det Danske Bibelselskab, 1819.
  • G.W.F. Hegel. Phänomenologie des Geistes. I Werke in 20 Bänden, bd. 3. Hrsg. Eva Moldenhauer og Karl Markus Michel. Frankfurt a.M.: Suhrkamp, 1970.
  • ———. Vermischte Schriften, bd. 2. Hrsg. F. Förster og L. Boumann. Berlin: Duncker und Humblot, 1835.
  • Kierkegaard, Søren. Papirer. I Søren Kierkegaards Skrifter, bd. 17. Red. Niels Jørgen Cappelørn et al. København: Gads Forlag, 1997.
  • ———. Philosophiske Smuler eller En Smule Philosophi. I Søren Kierkegaards Skrifter, bd. 4. Red. Niels Jørgen Cappelørn et al. København: Gads Forlag, 1997.
  • ———. Sygdommen til Døden. Overs. Howard V. Hong og Edna H. Hong. Princet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80.
  • Platon. Sokrates’ Forsvarstale. I Platons Skrifter, bd. 1. Overs. Chr. Gorm Tortzen. København: Gyldendal, 1992.

 

2차 문헌

  • Evans, C. Stephen. Kierkegaard: An Introduction.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9.
  • Westphal, Merold. Becoming a Self: A Reading of Kierkegaard’s Concluding Unscientific Postscript. West Lafayette: Purdue University Press, 1996.
  • Pattison, George. Kierkegaard and the Quest for Unambiguous Life: Between Romanticism and Modernism.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