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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기독교, 그리스철학, 고대근동의 차이

엉클창 2024. 11. 26. 09:56

 

 

무로부터의 창조(Creatio ex nihilo)는 플라톤 철학이나 고대 근동의 창조 신화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그 차이를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무로부터의 창조(Creatio ex nihilo)

개념:
기독교의 독특한 개념으로, 하나님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모든 것을 창조하셨음을 뜻합니다.
• 모든 존재의 근원은 하나님이며, 하나님 외에는 아무것도 선재(preexistent)하지 않았습니다.

특징:
하나님의 절대 주권: 하나님은 시간, 공간, 물질을 포함한 모든 것을 창조하셨으며, 그분 자신은 창조물에 의존하지 않으십니다.
창조와 구속의 연관성: 기독교 신학에서는 창조와 구속이 연결되며, 창조주로서의 하나님은 피조물을 구원하시는 분이기도 합니다.
윤리적 의미: 창조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의 표현으로 이해됩니다.

2. 플라톤 철학의 창조 개념

개념:
플라톤의 철학에서 창조는 형상(Idea)과 물질의 결합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조물주(Demiurg)가 혼돈(Chaos) 상태의 선재하는 물질을 사용하여 우주를 질서 있게 만듭니다.

특징:
선재하는 물질: 플라톤 철학에서는 물질이 이미 존재하며, 조물주는 이를 형상에 따라 질서 있게 배열하는 역할을 합니다.
영원한 이원론: 형상(Idea)은 완전하고 영원한 반면, 물질은 불완전하며, 두 개념이 상호 독립적으로 존재합니다.
창조의 한계: 창조는 질서를 부여하는 행위이며, 무에서의 창조가 아닙니다.

 

3. 고대 근동의 창조 신화

개념: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신화에서는 창조가 혼돈(Chaos)과 질서(Order)의 싸움에서 비롯됩니다.
창조는 신들의 싸움, 희생, 또는 노력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특징:
혼돈에서의 창조: 창조는 무에서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혼돈과의 갈등 속에서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바빌로니아의 에누마 엘리시(Enuma Elish)에서는 마르둑(Marduk)이 티아맛(Tiamat)을 무찌르고 우주를 창조합니다.
신과 물질의 공존: 물질과 신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며, 신은 물질을 이용해 세상을 만듭니다.
다신교적 세계관: 창조 과정은 여러 신들 간의 협력 또는 갈등의 산물로 묘사됩니다.

 

비교

특징 무로부터의 창조 플라톤 철학 고대 근동 신화
근원  무(無) 형상과 선재하는 물질 혼돈(Chaos)
창조자 유일신 절대적 주권자 조물주(Demiurg), 제한적 존재 다신(多神), 힘의 존재
창조의 본질 무에서의 창조 질서 부여 혼돈과의 갈등 후 질서 창조
신과 물질의 관계 하나님 외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음 신과 물질은 독립적 신과 물질이 공존
윤리적/신학적 의미 창조는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의 표현 형이상학적 질서의 구현 의 힘과 의지의 표현

 

결론

기독교의 무로부터의 창조는 모든 존재의 절대적 근원을 하나님께 두며, 이는 물질이 선재하거나 신과 함께 공존한다고 보는 플라톤 철학이나 고대 근동 신화와는 완전히 다른 관점입니다. 기독교적 창조론은 하나님이 창조물에 절대적으로 초월하며, 창조를 통해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의 하나님은 인격적이며 사랑 중심이라는 것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본질적으로 인격적(personal)이고, 사랑(love)을 중심으로 한 관계적 본질을 가진다는 점에서 다른 철학적 혹은 종교적 창조 개념들과 근본적인 차이를 가집니다. 이 차이는 기독교 신학에서의 독특한 관점으로, 다음과 같은 핵심적인 특징에서 두드러집니다.

 

1. 인격적 하나님

기독교의 하나님은 단순히 초월적이고 비인격적인 힘이나 원리가 아니라, 개인적이고 관계적인 존재로 이해됩니다.

특징
의지와 계획: 창조는 하나님의 의도적이고 목적 있는 행동입니다. 플라톤 철학의 조물주(Demiurg)는 물질을 정리하는 기능적 존재일 뿐 의지적 주체로 보이지 않으며, 고대 근동의 신들도 인간적 감정은 있지만 일관된 계획보다는 충동적 행동을 보입니다.
계시: 기독교의 하나님은 자신을 인간에게 계시하고, 대화하고, 사랑을 나누는 분으로 나타납니다(출애굽기 3:14, 요한복음 1:14).
삼위일체의 본질: 하나님은 삼위일체(Trinity)로, 성부, 성자, 성령이 사랑의 관계 안에서 존재하며, 이 관계성이 창조와 구원의 본질로 확장됩니다.

철학적/종교적 차이점
플라톤의 형이상학이나 스토아 철학에서 “신”은 인격적 존재가 아니라, 우주적 법칙과 이성(Logos) 또는 필요성으로 묘사됩니다.
고대 근동 신화의 신들은 종종 인간과 유사한 결점을 가진 존재로, 인간과 거래하거나 경쟁합니다. 이는 전능하고 완전한 인격적 하나님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2. 사랑의 본질

기독교에서 하나님의 본질은 사랑(ἀγάπη, agape)이며, 이는 창조와 구원 모두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특징
창조는 사랑의 행위: 하나님은 자신의 사랑을 나누기 위해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이는 플라톤의 조물주가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창조하거나, 고대 신화에서 신들의 필요(예: 노동의 대체)로 창조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구원의 사랑: 하나님은 타락한 인간을 사랑으로 구원하기 위해 직접 역사 속에 들어오십니다(요한복음 3:16). 이는 다른 철학과 종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징입니다.
인간의 창조 목적: 인간은 하나님과 사랑의 관계를 맺도록 창조되었습니다(마태복음 22:37-39). 이 점에서 창조는 단순한 형이상학적 행위가 아니라, 관계적이고 존재론적 의미를 가집니다.

철학적/종교적 차이점
플라톤 철학에서는 창조 행위에 감정이나 사랑의 요소가 없습니다. 조물주는 형상을 실현하는 도구적 역할을 할 뿐입니다.
고대 근동 신화의 신들은 사랑의 동기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이나 필요를 위해 인간을 창조합니다(예: 노동, 제사).

3. 관계의 본질

기독교 창조론은 인간과 하나님의 관계성을 강조합니다. 이는 다른 철학과 종교와의 근본적인 차이를 나타냅니다.

특징
피조물로서의 존엄성: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Imago Dei)으로 창조되었으며, 하나님과 교제하기 위해 존재합니다(창세기 1:27).
책임과 자유: 인간은 창조 세계를 돌보고 관리할 책임을 가진 동시에,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존재로 창조되었습니다.
구속의 약속: 하나님은 인간이 타락했을 때도 관계를 회복하려는 구속적 사랑을 보여줍니다.

철학적/종교적 차이점

플라톤 철학이나 고대 신화에서는 인간은 우주의 질서나 신들의 필요를 위한 수단에 불과하며, 관계적 존재로 보지 않습니다.
기독교는 인간을 하나님과의 사랑의 관계를 위한 독특하고 존엄한 존재로 봅니다.

 

4. 종합: 기독교 창조론의 독특성

특징 기독교 창조론 플라톤 철학 고대 근동 신화
신의 본질 인격적, 사랑의 관계 중심 초월적, 이성적 원리 인간과 유사한 초인적 존재
창조의 동기 사랑의 관계 질서 부여 신들의 필요와 충동
인간의 위치 하나님의 형상, 사랑의 대상 물질 세계의 일부 신들의 도구, 종속적 존재
창조의 목적 사랑과 교제를 위한 존재 창조 우주의 조화 실현 신들의 욕구 충족

 

결론

기독교 창조론은 철저히 인격적이고 사랑 중심적입니다. 이는 인간이 단순히 존재하거나 도구적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으로 창조되었음을 강조합니다. 플라톤 철학과 고대 신화는 창조를 질서나 필요의 산물로 보지만, 기독교는 창조를 사랑과 관계의 결과로 이해합니다. 이는 기독교 신학이 인간과 우주에 대해 제시하는 궁극적 의미와 가치를 결정적으로 차별화하는 요소입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고대 근동과 유사성 측면에서 논하고 있는 자유주의 신학은 어떻게 볼 것인가?

기독교의 본질을 고대 근동 문헌과의 유사성에 초점을 맞추어 탐구하는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견해는 중요한 학문적 가치를 가질 수 있지만, 몇 가지 한계 비판적 검토의 필요성이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몇 가지 주요 관점과 그 함의를 분석해볼 수 있다.

 

1.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접근법

역사적-비교학적 방법:
고대 근동 문헌(예: 에누마 엘리시, 길가메시 서사시)과 성경의 서사를 비교하며, 성경이 당대 문화적, 종교적 배경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창조 이야기(창세기 12장), 홍수 이야기(창세기 69장) 등이 고대 근동 신화의 모티프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강조점:
성경이 전적으로 독립적인 계시의 산물이 아니라, 당대 문화를 수용하고 변형하며 발전한 결과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신학적 메시지보다는 성경 본문의 문헌적, 사회적 배경에 초점을 맞춥니다.

의도:
성경의 신학적 독특성을 상대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역사적 맥락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신앙과 이성, 고대와 현대 간의 간극을 줄이고자 합니다.

2. 기독교적 관점에서의 비판

자유주의 신학의 이러한 접근은 몇 가지 측면에서 비판받을 수 있습니다.

(1) 기독교 신학의 초월적 본질의 희석

문제:
성경을 고대 근동의 신화적 산물로만 이해할 경우, 성경의 계시적 초월성(하나님이 직접 말씀하셨다는 점)이 약화됩니다.
성경이 단순히 고대 문헌의 모음집처럼 보이게 되고, 그 안의 보편적 진리 하나님과의 관계성이 부각되지 않습니다.

대안적 관점:
성경이 고대 근동 문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그것을 넘어서서 새로운 신학적 세계관을 제시하고 있음을 강조해야 합니다.
예: 고대 근동의 창조 신화와 비교해 보면, 성경의 하나님은 유일신(one God)이고, 창조는 무에서의 창조(ex nihilo)이며, 피조물은 하나님의 선하심과 사랑의 표현으로 창조되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2) 고대 문헌과의 유사성에 치우친 해석

문제:
성경의 내용과 고대 문헌의 단순한 유사성을 강조하면, 성경의 신학적 독창성과 그 안에 담긴 구속사적 메시지가 간과될 위험이 있습니다.
창조나 홍수 이야기의 유사성만을 보며, 성경이 이를 어떻게 재해석하여 고유한 신학적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는지 놓칠 수 있습니다.

대안적 관점:
자유주의 신학자들이 지적한 유사성을 인정하되, 성경이 그 유사성을 넘어 근본적으로 다른 신학적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예: 고대 근동 신화에서는 창조가 신들 간의 갈등에서 비롯되지만, 성경은 질서, 사랑, 선함에 기반한 창조를 강조합니다.

(3) 기독교의 독특한 인격적 신 개념의 축소

문제: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접근법은 종종 기독교의 하나님을 고대 근동의 신들과 유사한 존재로 묘사하는 데 그칩니다.
이는 하나님을 인격적이고 사랑의 관계를 중시하는 존재로 보는 기독교의 본질적 신학을 희석시킬 위험이 있습니다.

대안적 관점:
성경의 하나님은 고대 근동의 신들과 달리, 인격적이고 초월적이며 관계적인 사랑의 하나님입니다.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해석은 이러한 본질적 차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예: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은 혼돈과 싸우지 않고 말씀으로 창조하시며, 이는 질서와 평화의 창조를 상징합니다.

3. 자유주의 신학의 긍정적 기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유주의 신학자들의 연구는 몇 가지 유익을 제공합니다.

역사적 이해의 증진:
성경이 기록된 역사적 맥락과 고대 근동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함으로써 성경을 더 깊이 읽을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합니다.
예: 고대 근동 신화와의 비교를 통해, 성경이 단순히 신화적 요소를 차용한 것이 아니라, 이를 재해석하고 초월한 메시지를 담고 있음을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신앙과 이성의 대화 촉진:
성경이 특정 시대와 문화를 반영한다는 점을 이해하면, 현대적 시각에서 신앙과 이성을 조화롭게 연결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4. 결론: 균형 잡힌 관점의 필요성

자유주의 신학의 한계: 성경의 역사적, 문화적 배경에 지나치게 치우치면, 기독교 신학의 초월적이고 계시적인 본질이 약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전통적 신학의 보완: 자유주의 신학이 강조하는 역사적-비교학적 방법은 성경의 배경 이해를 풍부하게 하지만, 이는 성경의 신학적 독창성과 하나님의 초월적 본질을 포함한 더 깊은 신앙적 차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성경의 고대 근동적 배경을 인정하면서도, 기독교 신학의 핵심은 성경이 그 배경을 넘어 하나님의 사랑, 구속, 그리고 초월적 진리를 전달하는 독특한 메시지라는 점을 강조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