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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두려움과 떨림 주석

비극적 영웅과 역설

엉클창 2024. 12. 24. 20:22

키르케고르가 『두려움과 떨림』에서 말하는 “비극적 영웅”과 “보편적인 것 안에서 역설이 매개된다”는 개념은 윤리적 행위와 보편적 윤리 사이의 관계를 통해 이해될 수 있습니다. 이 개념을 아가멤논의 예를 들어 설명하겠습니다.

 

비극적 영웅과 보편적인 것

1. 비극적 영웅의 특징

비극적 영웅은 보편적인 윤리적 원칙에 의해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합니다. 그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더 큰 선이나 윤리적 명령을 실현하기 위해 개인적인 고통과 희생을 감수합니다. 그의 행동은 보편적 윤리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따라서 그의 행위는 공동체와 사람들에 의해 이해되고 공감받을 수 있습니다.

2. 보편적인 것 안에서 역설의 매개

비극적 영웅의 “역설”은 개인적인 고통이나 윤리적 갈등이 공동체의 윤리적 요구와 합치된다는 점에서 매개됩니다. 즉, 그의 행위는 비록 고통스러울지라도 공동체의 윤리적 질서를 유지하거나 강화하는 데 기여하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이해되고 정당화됩니다.

 

아가멤논의 사례

그리스 신화의 아가멤논은 트로이 전쟁에 참여하기 위해 자신의 딸 이피게니아(Iphigenia)를 희생시켜야 하는 도덕적 딜레마에 처합니다. 아가멤논의 행위를 키르케고르의 개념에 따라 분석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아가멤논의 선택

아가멤논은 트로이 전쟁에서 그리스 군대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신의 명령을 따르고 딸을 희생시켜야 했습니다. 그는 개인적으로 딸을 사랑하지만, 공동체와 전쟁이라는 더 큰 목적을 위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2. 보편적인 윤리적 명령

아가멤논의 행위는 그의 개인적인 고통과는 별개로, 공동체의 윤리적 요구와 일치합니다. 그리스 군대를 승리로 이끄는 것이 그의 윤리적 책임이며, 이를 통해 그는 공동체의 안녕을 지키는 데 기여합니다. 따라서 그의 행위는 공동체의 사람들에게 이해되고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3. 역설의 매개

아가멤논의 행위는 역설적입니다. 그는 아버지로서의 개인적인 윤리적 책임(딸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무)과 공동체의 지도자로서의 윤리적 책임(전쟁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의무)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그러나 이 갈등은 보편적 윤리, 즉 공동체의 선이라는 더 큰 목적을 위해 매개됩니다. 그의 딸의 희생은 윤리적 정당성을 가지며, 공동체의 사람들에게 이해받을 수 있는 행위로 나타납니다.

 

아브라함과의 차이

키르케고르는 비극적 영웅의 행동과 아브라함의 행동을 대조합니다. 아가멤논은 자신의 행위를 보편적 윤리(공동체의 선)에 의해 정당화할 수 있지만, 아브라함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초월적 명령에 따라 이삭을 희생하려 하지만, 이 명령은 보편적인 윤리적 체계와 완전히 분리된, 개인적이고 초월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아브라함의 행위는 보편적 윤리로 매개되지 않으며, 이는 “새로운 범주”를 필요로 하는 이유입니다.

 

결론

비극적 영웅에게 역설은 보편적 윤리적 질서를 통해 매개되며, 이는 공동체의 사람들에게 이해와 공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반면, 아브라함의 행동은 보편적 윤리를 넘어선 신앙의 차원에서만 이해될 수 있으며, 이는 비극적 영웅과 신앙의 기사의 근본적인 차이를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