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우스

“나는 다르게 할 수 없다(Jeg kan det ikke anderledes)” 본문

키르케고르 일기 및 기록물 정리

“나는 다르게 할 수 없다(Jeg kan det ikke anderledes)”

엉클창 2025. 2. 6. 04:17

◄ “나는 다르게 할 수 없다(Jeg kan det ikke anderledes)” – 루터와 키르케고르의 신앙적 확신

 

이 표현 **“나는 다르게 할 수 없다”**는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가 1521년 **보름스 제국 의회(Rigsdagen i Worms)**에서 했던 유명한 말에서 유래했다.

 

📌 루터의 선언: 루터는 로마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에 반대하여 자신의 신학적 입장을 철회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신앙과 양심을 지키기 위해 이를 거부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Ich kann nicht anders, Gott helfe mir! Amen!”(“나는 다르게 할 수 없다. 하나님이 나를 도우시길! 아멘!”)

📌 출처: C.F.G. Stang, 『마르틴 루터: 그의 생애와 활동(Martin Luther. Sein Leben und Wirken)』 1838년 슈투트가르트(Stuttgart) 출판, 123쪽

 

◼ 키르케고르와 루터의 유사한 신앙 태도

키르케고르는 루터의 이러한 확신을 자신의 신앙적 입장과 연결한다. 『기독교의 실천(Indøvelse i Christendom)』에서 안티 클리마쿠스(Anti-Climacus)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설령 내가 내가 제시하는 기준에 의해 무너진다 하더라도, 그리고 내가 스스로 그 심판의 첫 번째 대상이 된다 하더라도, 그리고 내가 결국 단 한 명의 남은 존재가 된다 하더라도 – 나는 다르게 할 수 없다(Jeg kan det ikke anderledes).” (SV2 12, 251)

이는 신앙이 단순한 선택이 아니라, 개인의 존재와 운명을 걸고 매달리는 절대적 결단임을 보여준다.

 

📌 결론: “나는 다르게 할 수 없다”의 신앙적 의미

1. 신앙의 절대적 결단
루터는 기독교 신앙과 양심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교회의 권위에 맞섰다.
키르케고르도 기독교가 세속화된 현실을 비판하며, 참된 신앙이란 타협할 수 없는 것임을 강조했다.

2. 개인의 양심과 신 앞에서의 책임
루터와 키르케고르 모두, **“진리를 아는 자는 그것을 다르게 행할 수 없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신앙이 단순한 관습이나 사회적 소속이 아니라, 개인이 하나님 앞에서 온전히 책임지는 문제임을 뜻한다.

3. 참된 기독교의 길
키르케고르는 세속화된 기독교(Christendom)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루터처럼 다시금 기독교를 본래의 순수한 신앙으로 되돌리려 했다.즉, 기독교란 문화적 요소나 사회적 제도가 아니라,하나님 앞에서의 절대적 관계에서 나오는 결단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다르게 할 수 없다”라는 선언은, 신앙이 단순한 선택지가 아니라, 인간이 하나님 앞에서 내려야 하는 필연적 결단임을 의미한다.


◄ “진정으로 이해한 자는 그것을 실행할 수밖에 없다”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프로타고라스』(Protagoras)에서의 논의

 

이 표현은 플라톤(Platon)의 대화편 『프로타고라스(Protagoras)』 **(351e - 357e)**에서 등장하는 소크라테스의 주장과 연결된다.

📌 소크라테스의 핵심 주장
진정한 앎(True Knowledge)은 행동을 수반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참된 지식을 가졌다면, 그 지식은 결코 욕망(lidenskaber)이나 감정(passion), 쾌락(lyster) 등에 의해 무력화되지 않는다. 즉, 올바름을 인식하면서도 실행하지 않는 것은, 진정한 앎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옳은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단순한 의지 부족이 아니라, 그가 실제로는 올바름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참고 문헌

C.J. 하이제(C.J. Heise)의 『플라톤 선집(Udvalgte Dialoger af Platon)』 총 3권(1830-38년 출판, 2권은 1831년 출판) 중 2권, 195-209쪽

『플라톤의 저작들(Platons Skrifter)』 1권, 71-78쪽

 

📌 키르케고르와 소크라테스의 연결
 키르케고르도 이 논리를 신앙의 영역으로 확장하여 적용한다.

“진정으로 기독교를 이해한 자는 그것을 실천하지 않을 수 없다.”
기독교가 단순한 지적 개념이나 신념이 아니라, 실제 삶으로 드러나는 존재의 방식이어야 한다.  즉, 어떤 사람이 “나는 기독교를 믿는다”고 선언하면서도, 그의 삶이 기독교적이지 않다면, 그는 실제로 기독교를 이해한 것이 아니다.

 

📌 결론:

소크라테스가 “진정한 앎은 실천을 수반해야 한다”고 주장했듯이, 키르케고르는 “진정한 신앙은 삶에서 증명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앎과 삶의 분리”라는 문제는 단순한 철학적 논의가 아니라, 키르케고르가 기독교 세계(Christendom) 전체에 던진 비판이었다.